<p></p><br /><br />[앵커]<br>GS 건설이 짓던 아파트의 기둥 60%에 철근이 빠져 있어 전면 재시공을 결정했죠. <br> <br>그런데 철근이 빠진 일명 '순살 아파트' 여기 뿐만이 아닙니다. <br> <br>철근을 빼돌려 뒷돈을 챙기는 게 오랜 관행이었습니다.<br> <br> 내가 살고 있는 집이 무너지지 않은 게 다행이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.<br> <br>전민영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.<br><br>[기자]<br>건물의 뼈대가 되는 철근입니다 <br> <br>최근 인천 검단아파트가 무너지면서 철근 누락 문제가 지적됐는데, 과연 검단 아파트만의 문제였을까요? <br> <br>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.<br> <br>경기 이천의 아파트 공사현장. <br> <br>지난 3월 이천시는 이곳 작업자로부터 제보를 받았습니다. <br><br>설계와 다르게 공사 과정에서 철근이 대량으로 빠졌다는 내용이었습니다.<br> <br>이천시가 조사에 착수하자, 시공사도 철근 일부 누락을 인정했습니다. <br> <br>[이천시청 관계자] <br>"(시공사 측이) 일부 누락된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. 합동 점검을 했었고, 도면처럼 안 돼 있는 부분이 일부 있지만 구조적으로는 문제없다…." <br> <br>당장 안전엔 문제없다지만 입주민들은 "철근이 제대로 들어갔는지 확인시켜달라" "불안하다"며 반발하고 있습니다. <br><br>수도권의 한 오피스텔 공사 현장. <br> <br>이곳에선 철근 덜 넣는 것뿐 아니라 아예 빼돌려 되팔고 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. <br> <br>시공사 관계자가 작업자들에게 멀쩡한 철근을 잘라 팔라고 지시했고, 그 양이 50톤에 이른다는 겁니다. <br> <br>[공사 관계자] <br>"토막토막 잘라가지고 포대에 담아서 고철로 팔아서 현장 소장이라든가 이런 사람들한테 현금으로 갖다 줬대요. (남은 거예요?) 안 넣으니까, 조립을 안 하고 안 넣었으니까 남았죠. 도면 봤을 때 철근을 많이 빼먹었더라고요." <br> <br>하지만 시공사 측은 쓰다 남은 철근이라며 일부러 남겨 빼돌린 건 없다고 일축합니다. <br> <br>[△△건설 관계자] <br>"감리가 와서 다 도면 보고 다 실측을 해서 검사를 하고…. 들어가야 할 철근을 뺀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거예요." <br> <br>채널A는 수십 년간 철근을 매입해 판매해 온 고철업자 얘기를 들어봤습니다. <br><br>"합법적으로 남는 철근은 반출증이 있어야"하는데 "반출증 없는 게 대량으로 들어온다"는 겁니다.<br><br>공사현장에선 철근 빼돌려 이익을 남기는 게 관행이라며, 감리사와 짜고 빼돌리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도 말합니다. <br><br>[A 공사 인부] <br>"10다발을 갖고 오면 몇 다발을 빼가지고 누구한테 주면 그게 외부로 나가는 거…." <br> <br>[B 공사 인부] <br>"그런 데도 있어요, 다 빼먹고…. 그 전에는 심했어요." <br> <br>2년 전부터 고철 가격 급등으로 철근값이 고공행진을 하자 이런 빼돌리기는 더욱 심해졌다고 말합니다. <br> <br>하지만 감리사들은 철근 누락은 불가능하다고 말합니다. <br> <br>[33년 경력 건축감리원] <br>"할 수가 없어요, (시공사랑) 짠다는 거. 과거는 데이터들이 불분명하니까 어쩔 수 없는데 지금은 엑스레이 투시기를 갖다 대면 속일 수가 없어요." <br> <br>문제는 콘크리트 타설 이후엔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워 내부 고발자 없이는 철근 빼먹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. <br> <br>의심 정황이 나와도 입주민들은 집값 떨어질까 걱정에 일단 덮어두고 쉬쉬하는 상황. <br> <br>지난 3월부터 서울시는 CCTV와 작업자 바디캠으로 모든 공정을 투명하게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. <br> <br>하지만 100억 이상 공공 공사만 해당돼 아직 갈 길이 멉니다. <br> <br>안전은 뒷전인 만연한 철근 빼돌리기가 근절되지 않는 한 제2, 제3의 순살 아파트 사태는 언제든 또 벌어질 수 있습니다. <br> <br>현장카메라 전민영입니다. <br><br>PD : 장동하 윤순용 <br>AD : 석동은 <br>작가 : 전다정<br /><br /><br />전민영 기자 pencake@ichannela.com
